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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임대저택
by 백작


gloomy saturday

premedi를 준비해놓으라던 환자분 수술이 월요일 8am으로 잡혔다. thyroid function test 외에는 아무 문제 없다고 noti 드렸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TTE에서 pulm hypertension 소견이 있었다. 이건 consult를 봐야 하는 소견이었는데 내가 놓쳤다. 1년차는 이것 때문에 30분 동안 머리를 박고 있었다고 했다.

왜 이리도 NS와 OS는 머리 박는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너스로 옆구리를 니킥으로 가격하여 데굴데굴 구르게 하는 것을 OR 방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때의 키 포인트는 정말 뻥- 많이 날아서 굴러야 한다는 것.

많은 생각이 있었고, 토로하고 싶은 바도 많았는데 막상 글로 옮기려니 의욕이 서질 않는다. 내가 Echo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 모든 일의 원인이다. 더욱이 좀 더 빨리 확인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일은 가장 완벽하게 하려고 해야지만 겨우 겨우 문제없이 돌아간다. 원래가 그런 것이다.

그래, 그렇다고 쳐도.

내가 우울해하는 데 사건을 분석해서 가장 암담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어쩌냐 어쩌냐를 연발하는 상대가 내 앞에 있다면 확 -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게 정상 아니겠는가? 난 솔직히, 그렇게 걱정이 많은 타입은 아니다. 이번 환자만 하더라도, 솔직히 죽은 병 아니란 말이다. Pulm HTN도 RVSP 45mmHg로 마일드한 편이었고, 다른 기저 질환이 없는데다 cardiac enzyme normal, BNP normal, EKG NSR인데 도대체 수술을 못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절차에 대해 고심하고 걱정하고 분명히 1년차는 윗년차에게 조낸 까대임 -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 을 당하고 있을 거라며 거의 생사람을 말로 잡는 것에 나는 화가 났다. 실제로 1년차가 30분 머리박기를 했다는 말에, 내가 뭐랬냐는 반응은 더욱 뜨악스러웠다.

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나. 내 잘못이니 그런 반응들도 감수해야 한다.

&,

휴가 기간 동안 도저히 안내 삽입술을 할 시간이 안나온다. 적어도 GS를 도는 동안 한 번은 무단조퇴, 근무지 이탈을 해야지만 한다. 그래서 고심한 끝에 휴가 기간 동안 홍채 수술을 한 후, 시기를 봐서 안내 삽입술을 할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그게 언제냔 말이다.

솔직히 홍채에 구멍을 뚫는다는데 기분이 좋을리는 없다. 이게 무슨 신체 art도 아니고, 더군다나 서양인들이라면 아름다운 홍채 색깔에 검은 두 점이 슝슝 뚫린다면 그야말로 헉스러울테니 이 시술이 해외에서라도 얼마나 자주 시행되는지 의구심이 들 따름이다. 이물질을 삽입했을 때, fibrosis를 동반한 몇 가지 예상 가능한 부작용이 현재까지는 장기 f/u이 안되었다는 것도 한계다. 그러나 나는 눈이 너무 나빠서 라식, 라섹의 indication은 확실히 아닌데다, 렌즈 관리도 소홀해서 ICL에 너무 끌리는 게 사실이다.

결심한 바대로, 휴가 때는 홍채 수술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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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실 일의 loading은 그리 큰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중 내내 일이 많았고, 수술 빵꾸 사건, 동시에 렌즈가 뻑뻑해서 하루 종일 쓰고 다닌 못난이 안경 때문에 나는 오늘 대다안히 일진이 안좋았다. 드레싱이 정말 지겨웠다. 슬금슬금 올라오는 malpractice의 충동. 그러나 대충 드레싱을 마친 후, 환자들에게서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듣는 것은 매우 양심이 쓰라리지 않겠는가. 오늘 환자 트랜스퍼 때문에 구급차를 타고 강북을 다녀왔다. 구급차 운전자 아저씨는 자신의 일에 소명을 가진 사람으로, 이송해준 환자들을 가끔은 병실까지 엎어다줘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데 그럴 때면 환자들은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 때, 그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의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찮고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소명감을 가지게 된다는 그의 이야기. 그는 마치 오늘의 나를 격려하기 위해 하나님이 보낸 분 같았다. 실제로 나는 몇번이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와 헤어지면서 내가 건넨 말이라고는, 그 O2는 우리 병원거 아닌가요? 이런 사무적인 말. 좀 더 세련되고 따뜻하게 살 수도 있었을텐데. 그의 온화한 얼굴이 얼핏 떠오른다.


덧글

  • 7630 2013/03/14 13:50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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