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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임대저택
by 백작


행복 전도사의 자살

붓다가 말하길, 인생은 고(苦)라. 삶은 원래 힘든 것이라고 기대치를 스님만큼 낮출 때 인간은 비로소 일상의 행복을 즐길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죽음을 두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설명을 많이 읽어보았다. 행복 전도사라는 굴레 때문에 정작 본인은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을 것이며 동반자살한 그의 남편은 괴로워하는 아내를 보살피다 같이 우울증에 전염되었을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사실 행복 전도사가 된 것부터 그녀가 끊임없이 행복을 강박적으로 사고해야 할만큼 인생이 괴로웠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런 경우가 예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울증 치료로 명성이 높았던 한 정신과 의사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야기라든가. 다들 자신에게 그런 소인이 있기 때문에 치료자의 길을 택한 것일수도 있고, 계속 비슷한 사람들을 치료하다보니 자살의 가능성에 너무 쉽게 노출되어 선택 가능성이 커지는 것일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 명확한 끝이 보이는 인턴 생활을 아주 짧게 겪으면서도 상당히 괴로웠던 순간이 분명 있었다. 그런 때에는 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앞날이 참으로 캄캄해보인다. 내 인생은 비극적 작품성도 없는 실패한 극본같이 순식간에 시시하게 느껴지고 한 손에 말아쥐어 폐기처분해버리고 싶어진다. 나는 그녀에게 어리석은 방법을 택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왈칵 눈물까지 쏟아지진 않아도 그 심정을 좀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어리석은 선택인 줄 알면서도 그것만이 오로지 눈에 보이는 탈출구일 때 그는 매우 명료하고 맑은 머리로 자살 여행을 준비했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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